부처님 오신날(4월초파일) 법문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서 연등법회를 하시는 불자님들의 가정에 부처님의 가피가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또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부처님의 자비에 대하여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자비란 무조건 용서하는 것만이 자비가 아닙니다.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무조건 용서하고 희생하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자식을 기르는 데도 그렇고 사회적인 병리현상을 대할 때도 무조건 불자니까 불교를 믿는 구도자니까하고 용서하여야 하는 줄로만 압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자비과정만을 생각하는 자비가 아니라 결과까지를 생각하여야 합니다.

살생을 하고 패륜을 하고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에게까지 자비는 무조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좀더 발전적인 뭔가를 찾을 수 있는 가망성이 보일 때 자비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에 설화 한 마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자타카 128에서 한 대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자타카란 부처님의 전생에 중생을 교화한 많은 선행을 모은 이야기입니다).

옛날 바라나시라는 곳에 ‘브라흐마타라왕’ 즉 쥐 뱃속에서 태어난 보살이란 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비록 쥐로 태어났지만 지혜와 몸집이 돼지만큼이나 큰 쥐들의 왕이였습니다.

어느날 먹을 것을 찾아 헤매이던 승냥이는 떼를 이루어 살고 있는 쥐들을 발견하였습니다. 간교한 지혜가 발달한 승냥이는 쥐들을 속여 잡아먹으려고 한 꾀를 냈습니다.

승냥이는 쥐들이 사는 근처에서 몸은 태양을 향하여서 바람을 들여 빨아들이는 자세로 한 발로 서 있었습니다.

쥐들은 그를 보고 ‘와! 저렇게 서 있는 자는 거룩하고 대단한 자인가보다!’하고 생각하며 아마도 도를 닦고 있구나 감탄을 하였습니다.

쥐들은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여보세요! 당신 이름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대단하게 훌륭한 분인 듯합니다!” 하였습니다.

승냥이는 옳다구나! 생각하고 “나는 담비카라하오!” (담비카는 정직한 사람이라는 뜻)

쥐들은 “당신은 어찌하여서 네 발로 서 있지 않고 한 발로 서 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승냥이는 “내가 네 발로 서면 땅이 견딜 수가 없어서 한 발로 서있소!”라고 하였습니다.

쥐들은 또 “그러면 어째서 입을 벌리고 있습니까?” 물었습니다.

그러자 승냥이는 “나는 다른 것을 일체 먹지 않고 바람만 먹는다.”고 하였습니다.

쥐들은 아! 대단하시구나! 하고 감탄을 하였습니다.

쥐들은 “어째서 태양을 향하여서 서 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승냥이는 “아! 나는 태양을 향하여서 절을 하는 중이요!”라고 답하였습니다.

쥐들은 그에게 감탄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아침저녁으로 예배를 하고 틀림없이 거룩한 자라고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쥐들은 예를 다하여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찾아가서 예배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승냥이는 예배를 끝나고 돌아갈 때에는 맨 뒤에 가는 쥐를 덥석 삼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입을 쓱싹 닦았습니다.

점점 쥐들의 숫자가 적어지고 그렇게도 비좁던 자리가 훵하니 빈 공간이 생겼습니다.

쥐의 왕은 아무리 생각해도 승냥이가 의심스러워 다른 때처럼 승냥이를 예배하고 돌아가는 길에 자신이 제일 뒤에 섰습니다. 그것을 모르는 승냥이는 그에게 달려들어 삼키려하였으나 쥐의 왕은 날쌔게 몸을 피하고서 “이놈! 승냥이놈아! 네가 도를 닦는다는 것은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남을 죽이기 위하여 거짓을 하였구나! 감히 정의를 내세워서 뒤에서 불의를 저질렀으며, 양가죽을 쓰고 살생을 하였구나!” 하고는 승냥이의 목구멍을 물어서 숨을 못쉬게 하고 죽여버렸다.

많은 쥐들은 죽은 승냥이에게 달려들어서 모두 ?켜 먹었다.

이 설화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는 듯하다.

?첫째-위선자의 말로는 비참하다는 것

?둘째-양의 머리를 내밀고서는 실제로는 개고기를 파는 것과 같다.

?셋째-겉보기는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꾸미어도 음흉한 생각과 행동은 알게 된다는 것!

우리 불자님들도 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있어서 겉만 보고 사람의 진가를 평하지 말고 참 진실로 사귀고 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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