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죽은 미혼모의 한을 풀어주다.(2)
기진맥진한 상태로 아이를 낳아 어느덧 한달이 지났다 한다.
산모는 꺼져가는 의식속에서도 아이를 손에서 놓지않고 밖에서 발자국 소리만 나면 남자가 혹시나 오는게 아닌가? 하고 눈을 뜨고 정신을 가다듬고 하였다 한다.
뜨거운 눈물도 지쳐 말라버리고, 어리고 책임없는 무책임한 남자를 생각하면서…
춥고 떨리던지 온몸이 퍼렇게 변해가며, 철없는 산모는 세상을 원망하면서 결국
한을 맺고 아이를 안은채 목숨을 잃고 말았단다.
아이는 엄마가 죽은지도 모르고 엄마의 빈 젖을 더듬거라면서 보이지않는 눈으로 고사리 손을 휘젖다가 울기 시작했단다.
싸늘하게 식은 엄마의 팔에 안겨 울다 지쳐숨소리도 못내고있었으나 안채의 아줌마와 식구들은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방문 한번 열어보지 않았다 한다.
얼마나 어린것이 배가 고팠을까?
며칠인가 있다가 하도 기척이 없으니 안채의 아줌마가 방문을 열었다가 이 광경을 보고 소리를 치며 혼비백산을 하고 동네사람들을 불렀다 한다.
동네사람들은 어디서 왔는지 조차 모르는 아이 엄마와 아이를 인적상황을 모르니 동네이장의 배려로 매장을 하였다 한다.
죽은여자와 아이의 한이 어찌 서리지않았으랴!
남자는 아무것도 모른채 부대이동이 있어 다른 곳으로 떠나고 말았단다.
남자는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 중매결혼을 하여 아이 둘을 낳고 잘 살다가 무슨조화인지 가정이 풍비박산이 되고 하는 일마다 일이꼬여 자신은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놀고 부인이 미장원을 꾸려 간신히 생활을 하고 살고 있었다.
그런대로 어려움속에서 단란하게 살던때 갑자기 부인에게 이상한 일이 생긴 것이다.
견디다 못한 가족들은 부인을 감금도 하고 기도원에 보내기도 하고 별짓을 다 하였으나 여전히 닥치는 대로 때려부수고 욕하고 소리치고 울었다 웃었다하여 결국에는 나를 만나게 된것이다.
부인의 입에서 산모와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황도 되고 어이도 없고 그들이 불쌍하고 무지해서 눈물이 나왔다.
죽은 여자의 안타가운 사정이 피부 깊숙히 파고들어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부인이 이야기하는 도중 남편은 “정말몰랐습니다. 정말로 몰랐습니다!”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어렸을때 같은 동네의 여자를 알게되여 무척이나 둘이 좋아 했다가 자기는 군대를 가게되어 아무것도 몰랐다 한다 아이를 가진지도…
남자가 휴가 갔을때 몇번 여자의 집을 찾아갔으나 도저히 어디로 갔는지 집이다 이사를 하여 알수 있을 길이 없었다고 한다.
제대를 한후에도 몇번인가 찾아나섰으나 결국은 포기하고 장가를 간것이였다 한다.
언젠가는 죽지않았으면 만나겠지! 하고 추억속으로 보낸 사람이 였다 한다.
그런데 이런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자기의 부인 입에서 흘러나오다니 아연질색을 한것이다.
남자는 어깨가 흔들리도록 오열을 하면서 울고 또 울었다.
자신의 어리석고 철없는 행동으로 인하여 한여자와 아이를 그렇게 비명에 가게 하다니…
우리들은 이야기를 다 듣고 난후에도 당황한 채로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고 부인은 기가 다 빠졌는지 축 늘어져 법당벽에 몸을 기대고 처져있었다.
남자는”스님! 제가 어리석고 나쁜놈 입니다. 이죄를 어찌할까요? 어찌하면 이죄를 다 갚을 수가있을 까요?” 하면서 매달렸다.
눈물로 범벅이된 남편의 얼굴을 보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과거를 시간속에 알게 모르게 묻어두고 현재의 삶을 아무리 잘 살아 볼려 노력해도
망령이 되어떠도는 그들을 천도를 하지 않으면 항상 당신의 생활가까이에서 벗어나지를 않고 맴돌면서 울부짓고 있을 겁니다. 그들을 위해 혼신을 다하여 진심으로 참회하고 뉘우치면서 그들이 왕생극락 할 수 있도록 해줍시다.”하였다.
두말 할것도 없이 우리는 정성을 다하여 천도를 해주기로 하고 날짜를 잡아 천도재를 지내주었다.
‘오! 지장보살님이시여! 지장보살님은 위대하시고 위대하십니다. 저 불쌍한 사람들 어서 빨리 어둠속에서 벗어나게하시고 오늘 천도받는 불쌍하게 죽은여자와 어린생명의 영혼을 구하여 이승에서 맺은 악연을 다 버리고 괴롭고 힘들었던 모든 억울함과 미련과 애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시옵고 왕생극락하여 고통을 멸하고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게 하소서!’
남편의 가슴 저미는 뜨거운 오열과 후회! 참회와 나의 애절한 기도를 들어주셨는지 우리가 기도를 하는 사이에 계속 부인은 잠을 자기 시작했다.
잠자는 사이에 긴 한숨소리를 몇번인가 하는것을 보았다.
아마도 6시간이 지났을까?
우리가 천도재를 지내고 모든것을 정리한 후에 아내가 잠에서 깨기만을 기달렸다.
잠시후에 아내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아내는 자신이 어째서 여기에 온 것도 모르고 모든 일에 내막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였다.
다만 몸이 나른하여 절에 기도하러 왔다가 잠이 들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인듯 하였다.
남편은 아내를 데리고 떠나면서 나에게”스님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않겠습니다.”하고 떠났다.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부부들이 절을 찾아와 기도를 한다.
아직도 난 부인을 볼때마다 그날의 눈빛을 잊을 수 가 없다.
부인의 얼굴에 다른 사람의 슬프고 억울하고 가슴아픈 눈 빛,,,
이제는 부인의 눈빛 만이 보일 뿐이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고 나 역시 더욱 더 게을르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 겠다 생각 하였다.
가슴아프게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그 아기엄마와 아기를 생각하며,,,
이승에서 뼈가저리게 아팠던 미움과 사랑과 애착이 한두번의 영가천도로 다 소멸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자신의 업연따라 이루어 짐을…어찌 막을 수 있었겠는가…
계속 쉬임없이 기도정진하고 눈을 크게 뜨고 정신을 차려
문수보살님의 지혜와 보현보살님의 행을 잘 받들어
수많은 인연들… 얽인 실타래를 풀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인연만 남는 세상 만나지 않겠는가! 나무아니타불!